“축구신화 베켄바워, 뮌헨 등번호 5번에 ‘영구 결번’ 선고!”

바이에른 뮌헨, 프란츠 베켄바워의 등번호 5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며 역사를 새로 쓰다

베켄바우어 5번 영구결번
베켄바우어 5번 영구결번

독일 축구의 대표적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이 9일(현지 시간), 구단 역사에서 처음으로 등번호 5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며 프란츠 베켄바워를 영원히 기리기로 했다. 이 결정은 구단의 상징적 인물로서 그의 지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현대 축구에서 그의 독보적인 업적을 다시 한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공식 성명을 통해 “베켄바워는 구단의 모든 역사를 관통하는 인물로,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감독과 행정가로서도 뮌헨의 정체성을 구축한 전설”이라며 그를 향한 무한한 경의를 표했다.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베켄바워는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니라 뮌헨의 심장 그 자체였다. 그는 진정한 ‘황제(Kaiser)’로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스부터 전설까지, 베켄바워의 여정

유스부터 전설까지, 베켄바워의 여정
(GERMANY OUT) football, Bundesliga, 1976/1977, Georg Melches Stadium, Rot Weiss Essen versus FC Bayern Munich 1:4, scene of the match, team leader Franz Beckenbauer in ball possession

프란츠 베켄바워는 1959년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에 입단하면서 축구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64년 1군 데뷔 이후 그는 총 584경기에 출전하여 분데스리가 우승 4회와 유러피언컵(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를 포함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의 경기는 단순한 플레이를 넘어 예술에 가까운 지배력을 보여주었고, 그는 새로운 축구 포지션인 ‘리베로’를 정립하며 현대 축구의 전술적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그의 ‘리베로’ 역할은 단순히 수비에 머무르지 않았다. 경기를 읽는 능력과 정교한 패스, 때로는 득점 기회까지 창출하는 다재다능함은 현대 축구의 전술적 진화를 촉진시켰다. 베켄바워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75골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득점력을 자랑했으며, 이러한 다재다능함과 리더십으로 인해 ‘황제’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의 위대함은 발롱도르 2회 수상(1972, 1976)으로도 확인된다.

1977년, 베켄바워는 미국 뉴욕 코스모스로 이적해 펠레와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시 북미 축구 리그(NASL)는 세계 축구의 주류에서 벗어난 무대였지만, 그는 이곳에서도 리더로 활약하며 축구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 기여했다. 이후 1982년 독일 함부르크 SV로 복귀해 또다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축구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국가대표팀과 감독으로 남긴 족적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베켄바워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는 1966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경험하며 국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고, 1972년 유로 우승과 1974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독일 축구의 황금기를 열었다. 특히 197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네덜란드의 ‘토탈 풋볼’을 상대로 독일의 조직력을 발휘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장면은 그의 전설적 경력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선수로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은퇴 후 감독으로 변신해 1990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모두 제패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세계 축구사에서 손꼽히는 업적으로 남아 있다. 그는 감독으로서도 경기를 읽는 통찰력과 전술적 유연성을 발휘하며 독일 축구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행정가로서도 그의 역량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는 뮌헨 회장직을 역임하며 구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으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주도했다. 이 대회는 ‘축구를 통한 환대’라는 주제로 독일 축구의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베켄바워를 향한 헌사, 그리고 새로운 역사

2024년, 뮌헨은 연례 총회를 통해 베켄바워의 등번호 5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며 그의 업적을 기념했다. 이는 팬들에게 헌정된 서포터즈의 번호인 12번을 제외하고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특정 번호를 영구 결번한 사례다. 베켄바워가 구단과 팬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이다.

베켄바워가 올해 1월 7일, 78세의 나이로 별세했을 당시 뮌헨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특별 헌정 경기를 치렀다. 선수단은 그의 등번호 5번이 새겨진 운동복을 입고 워밍업에 나섰으며, 경기는 ‘Danke Franz(감사합니다, 프란츠)’라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착용한 채 진행되었다. 또한, 경기장 곳곳에 그의 업적을 기리는 영상과 메시지가 상영되며 팬들은 그의 삶과 경력을 되새길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프란츠 베켄바워의 헌신과 업적은 단순히 기록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구단의 정체성과 역사 그 자체로 자리 잡았다”며 “그의 등번호 5번은 이제 영원히 우리의 황금기를 상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번호 이상의 의미로, 베켄바워의 유산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 결번은 단순히 축구 역사에서의 영예로운 순간이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를 통합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 결정을 통해 축구의 가치와 전설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리고, 팬들에게는 영감을, 선수들에게는 도전을 남겼다. 베켄바워의 이름과 등번호는 이제 단순한 축구를 넘어선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기억될 것이다.